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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
감상 | 2005. 6. 2. 14:39
-이 글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의 개봉에 따라 본인이 2002년 7월경에 쓴 전작 "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 에 대한 글을 재편집한 것임을 밝힙니다. 스포일러성이 다분하니 아직 에피소드2 를 보시지 않았고 앞으로 보실 계획이시라면 위 사항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언제나처럼 예의 "A long time ago, in the Galaxy..." 로 시작하는 스타워즈 시리즈. 왜 미래가 아니라 과거인지는 알 수 없다. 오프닝을 보고 떠오르는 "저 정도의 문명을 이룩했다가 은하대전이라도 일어나 전쟁에 패배하여 문명을 빼앗기고 우주의 변두리인 지구에 유배라도 된 것이 현재의 인류란 말인가?" 라는 쓸데없는 의문을 머릿속에서 광선검 일격으로 베어버리고 감상을 시작했다.

공화국의 정체성과 헌법체계를 알 수 없게 만드는 여왕의 존재는 의원으로 대체되었지만 여전히 이 공화국은 헌법에 만민의 평등에 관한 조항을 삽입하지 않았나보다. 이래서야 전체주의적인 제국군이 더 근대적이지 않나 생각하지만 어쨌든 제다이들이 편든다면 공화국이 더 정의로운거다. 시작하자마자 아미달라의 경호를 맡게 되면서 꿈에서도 잊지 않았다고 벌써 불길한 러브러브모드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햇병아리 아나킨. 하지만 현대 트렌드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스타워즈시리즈답게 아미달라도 역시 영계가 좋았던 것이었다. 아무리 사랑은 쀨이라지만 어째서 저렇게 금방 눈이 맞는거냐는 친구의 물음에 진실을 말해줄 수 밖에 없었다.

"2시간(러닝타임) 안에 남녀관계를 볼장 다 봐야 하니까."

병아리키워 닭 잡아먹는 앞날을 내다보는 현명함을 발휘한 아미달라에 대한 내 평가에 그러고보니 에피소드 1 마지막 장면에서 "훌륭한 제다이가 되거라." 라며 어린 아나킨을 토닥이던 아미달라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는 친구의 증언. 이 계획은 에피소드 1에서부터 진행중이었다는 생각에 갑자기 영화의 모든 부분이 음모론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어머니를 납치해 죽게 만든 종족을 광선검으로로 모두 회를 떠버리며 불길한 포스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은하깡패 아나킨. 그가 포스의 균형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예언은 알고보면 너무 정의로운 포스를 적당히 더럽힐 필요가 있다는 뜻이었는가.

한편, 말 지겹게 안 듣는 제자가 여자와 꽃밭에서 뒹굴대고 있을때 은하계 변방의 황량한 땅에서 후드를 뒤집어 쓴 채 다크 원더러(디아블로 II...)의 분위기를 연출하며 헤메이던 고독한 스승 오비완은 클론 양산공장을 발견한다. 존 말코비치되기의 포스터처럼 세기말적인 분위기의 얼굴이 모두 똑같은 수만명의 병사들을 바라보며 행성 수상으로부터 이미 죽은 제다이 의장이 10년전에 주문한 병사들이라는 설명과 납기일을 간신히 맞출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에 납기일을 10년 후씩이나 잡다니 장사하기 그른 놈들이라는 생각과 역시 편하게 돈을 벌려면 독점시장을 형성해야 한다는 생각과 요새 인간복제로 말들 많은데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면 돈 좀 만지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장고 팻이라는 겉보기에도 수상쩍은 바운티헌터를 미행해 어떤 행성에 도착해 분리주의세력이 모인 회의를 엿듣고 그때 광선검을 휘두르며 몬스터를 잡아 레벨업을 하고 있던 제자를 부르나 제다이파 행동대장 명성에 걸맞지 않게 생포당해버린다. 스승을 구하겠다는 일념보다는 여자친구의 채근에 스승을 구하러 온 철없는 제자와 철없는 걸프렌드 역시 생포당해 처형만을 기다릴때 제다이 기사단이 구출하러 와서 중대규모의 광선검이 군무를 벌이는 신선한 장면이 연출된다. 그리고 제다이는 제다이와의 결투에서만 죽는다는 스타워즈 최고의 불문율이 깨진다. 제다이 기사들이 레이져 광선에 어이없게 쓰러져가고 최후에는 제다이 원탁회의의 장로들만 살아남아 역시 다굴앞에 장사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요다가 클론군대를 이끌고 도착해 생존자를 구출하고 반격을 시도하지만 단 세사람을 구출하기 위해 수련에 십수년이 걸리는 제다이를 전멸시키다시피 한 결정을 한 것은 지휘관의 크나큰 전략적 실수이지 싶다.

드로이드와 클론군대간 치열한 접전의 장면은 정말 스펙터클하다. 땅을 가득 메운 병사들이 쏘아대는 광선총과 하늘에서 계속 전차를 공수해와 내려놓는 수송기들, 대파되어 추락하는 우주선들, 그 폭발에 휘말려서 한치앞도 분간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접근전 등 디지털 기술로 표현된 새로운 집단전의 모습이 파노라마 사이즈로 펼쳐지는 것을 보면 역시 돈을 쳐들이면 뭐가 돼도 되긴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명불허전, 제다이 마스터와 제다이 원탁회의 의장은 거저 맡은것이 아니었다. 전설의 제다이라는 이름에 걸맞지않게 한 번도 나온적이 없던 요다의 검술을 원없이 볼 수 있다. 요다와 두쿠의 결전은 스타워즈 사상 가장 화려한 제다이 간 대결이며 제다이 마스터 최고 원로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 스타워즈 1,2,3 탄에서 루크 스카이워커를 훈련시킨 요다가 이빨을 감춘 호랑이였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어째서 저런 실력을 갖춘 요다가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지는 끝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비약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연애질에 촛점이 맞춰져 멜로영화같다는 말이 있지만 멜로영화 두번찍었단 에로영화 될 정도의 느글함을 자랑하니 연인끼리 손붙들고 보러가기 좋을지도 모르나 아래 사항에 유의하라.

-Silent Letter 의 포스 캠페인: 영화관에선 영화만 봅시다. 연인들의 러브포스는 뒷좌석에 앉아있을지도 모르는 솔로 제다이의 다크포스를 유발하여 전 우주적 분쟁의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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