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추에 저녁 석이라... 비오는 날의 차가운 가을 저녁은 나른하다.
학원 다닐 적에 추석에 학원애들 기차표 구하려고 종근당빌딩 자동발매기에서 표를 사고 못 구한 친구들이 서울역까지 뛰어가는 것을 보고는 어린 것들이 타지생활한다고 명절엔 고향에 다 가는구나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명절에 친척집에 가는 것은 큰집에다 친척별로 없고 갈 곳도 없는 나는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다. 사람 다 빠져나간 텅 빈 거리를 걸어보거나 한가하게 빈 자리 골라앉아 영화나 볼까...
조용한 아파트단지의 가로등 불빛을 베란다 창 밖으로 내다보았다. 이 가을은 작년의 가을과는 다르다. 또 내년의 가을과도 다를 것이다.
나 또한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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