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이면 돌아오는 한 낮의 열기.
그로 인한 아찔한 현기증과 매미 우는 소리는 조건반사적으로 결합해
내게 여름이란 계절감각을 알 수 없는 저린 느낌으로
가슴 한켠에 찔러넣어 상기시키곤 했다.
작년 여름의 기억은 오직 뜨거움으로 가득해
매미 우는 소리를 듣지 못한 여름은, 다시 도서관 열람실 내의 에어컨 바람에 묻히고
빠쁜 일상에 묻혀 흔적도 남기지 못해
내 서른 살 여름은 한 낮 기찻길 위의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라 흩어져버리고 말았다.
이제 계절은 다시 돌아와
잊고 있던 매미우는 소리는, 의식이 묻혀버릴 듯 한데
매미 우는 계절에 느꼈던 그 가슴저림은
도대체 무엇이 가져갔기에 이리도 무심하기만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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