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쯤 까지만 해도 구름 낀 하늘 사이로 간간히 해가 나는 날씨였는데 조금 전부터 천둥과 함께 비가 억수같이 내리기 시작했다.
점심 식사를 할 때만 해도 비치는 햇볕을 보며 집안에서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고만 싶은 기분이었는데 비가 오는 것을 보니 나가고 싶어졌다.
예전부터 그랬다.
어릴 적 살던 그 동네 사람들은 인적조차 드문 그 골목을 비만 오면 반바지 차림에 장화를 신고 주체하기도 힘든 대형 비치파라솔을 들고 혼자 골목길에서 놀고 있던 어린아이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