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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조금만 더 이렇게 있게 해 주세요..."
생각 | 2006. 4. 25. 01:39

유신지사에의 진혼가


시신을... 옮기겠습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이렇게 있게 해 주세요...


길을 거닐다 이제는 벚꽃도 대부분 져 버렸고, 탐스러운 노란 꽃잎을 자랑하던 모란마저 지난 밤 찬바람에 꽃잎이 뚝 뚝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이제 스킨을 변경해야지 하고 관리자모드에 로그인하자마자 이 장면이 떠올라버리고 말았다.

떨어지는 꽃잎... 떨어지는 꽃잎...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 영 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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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소나무 2006.04.26 05:01 R X
매년 봄이 온다지만...사람의 평균수명을 놓고 봤을때
이제 제가 볼 수 있는 봄은 30번? 40번? ㅎㅎ
이렇게 놓고보니 그리 많은 것도 아니군요. 갑자기 소중한 느낌이...
BlogIcon Pax 2006.04.26 17:05 X
소중하지요...

얼마 전 4년동안 보다가 신간이 하도 안 나와서 기다리는 걸 포기했던 연재만화의 완간을 발견하고 읽었는데 다 읽고 나서 마지막 페이지의 발행일을 보니 2004년 12월이더군요.

역추산을 해 보니 제가 그 만화를 마지막으로 본 게 2004년 봄, 처음 보기 시작한게 2000년 여름이라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2000년... 친구들 모두가 현재 직장인이지만 그 친구들이 아직 학생이었던 시절, 친구들과 함께 들떠서 놀러다니던 그 해 늦은 봄, 초여름이 생각나 버렸습니다.
만화방은 친구들과 자주 가던 장소 중 하나였지요.

그로부터 6년, 얼마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대학 신입생이 졸업을 하고 직장에 익숙해질만큼의 시간이라 생각해보니 시간 흘러가는게 정말 무서워지더군요.

2002년 이후엔 일하느라 바빠서 계절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신경쓰지 못해 몇 해의 봄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게 흘러가버린 순간순간이 아쉬워져서 지금은 이렇게 흘러가는 봄의 끄트머리를 붙들고 놓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_^
영파 2006.04.27 10:57 R X
바람의 검심이라...기억에 남는 작품이였지...
아직 이곳은 봄을 느끼기엔 조금 추운감이 있다.
조금 추운게 봄인지도 모르겠지만...
여기서 보는 꽃은 한국에서와는 다른 느낌이야...
벚꽃이 쉽게 지지 않더군.
왠지 쉽게 지지 않는 벚꽃은 아름다워 보이지 않아...

어찌했든 네 글을 읽고 있으니 만화방이 그립다...
아무 생각없이 앉아서 쉴 수 있었던 공간이 말이야...
ㅋㅋㅋ...꼭 건강해라. 알았지?
BlogIcon Pax 2006.04.28 13:11 X
거기가 아직 춥다고?

음... 서울보다 고위도 지방... 대륙 동안...

...그 동네 아직 추워야 하는게 맞군, ㄱ-

얼마전에 8단지 뒷산에 올라갔는데, 거기 올라온 분들께서 그러시더군. 다른 벚꽃보다 늦게 피고, 색이 덜 하얗고 분홍빚이 더 진한 벚꽃은 일본산이라고.

일반적으로 길가에서 흔하게 보이는 벚꽃이 국내산이라면, 사쿠라보단 벚꽃이 예쁘다는 거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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